파헤치니 묘한 영화 파묘 줄거리, 후기

1.파묘 줄거리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비행기 안에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에 사는 재벌 박지용의 부름에 먼 여행을 갑니다. 그들이 첫 번째로 만나야 하는 사람은 알 수 없는 병과 싸우는 아기였습니다. 그녀는 아기의 집안에 일어나는 일이 조상의 묘를 잘못 썼기 때문이라고 말해줍니다. 아기의 아버지 역시 남들이 모르는 병이 있었는데 이를 화림이 알아맞힙니다. 화림은 아가의 병은 조상의 묫자리를 잘못 만들어서라고 알려줍니다. 그녀가 집안에 아픈 사람들이 더 있었다는 것을 알아맞히자 박지용은 그녀의 말을 신뢰하게 되고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묘를 이장하려고 합니다. 박지용은 과학적 의료 기술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마지막 희망으로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결국 그녀의 말대로 조상의 묘를 파서 화장하기로 결심합니다. 화림은 수억 원이 생길 수 있는 이 일을 최고의 풍수사 김상덕(최민식)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에게 제안합니다. 하지만 산 정상에 북쪽에 위치한 묘는 상덕이 봤을 때 불길한 기운을 가져왔고 묘를 이장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굿을 같이 하자는 화림의 설득으로 이장은 이루어지고 관을 태워 달라는 박지용의 부탁은 이상하지만 그대로 따르기로 합니다. 영안실에 잠시 머물렀 던 박지용 할아버지 박근형의 관이 누군가에 의해 열리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 영화는 점점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합니다. 이장을 했던 일꾼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상덕은 이를 계기로 박지용 할아버지의 묫자리가 단순한 묏자리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일제에 충성했던 박근형의 묫자리 밑에서 또 다른 묘가 발견되면서 주인공들은 다른 사건에 휘말립니다.

2.파묘 후기

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2024년 작품입니다. 앞선 작품들처럼 장 감독은 미스터리한 소재를 단골로 작품에서 클라이맥스를 잘 조율하는 감독입니다. 파묘 (破墓)는 “무덤을 파헤치다”라는 뜻으로 묫자리를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영화 파묘는 제목처럼 묘를 잘 쓰 면 자손이 번성한다는 한국에서 믿는 민간 풍습을 토대로 전개되는 신선한 소재를 선 보였습니다. 무언가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한 박 씨 집안의 자손들은 비밀을 지키려고 애쓰지만 뜻하지 않는 곳에서 조부 박근형의 관이 열리면서 그들의 비밀은 밝혀집니다. 일제에 충성하고 많은 학살을 저지른 조부를 감추기 위해 애썼지만 험지에 자신의 관을 묻은 조부의 혼령은 자손들을 해치려 합니다. 이 영화를 주목하게 만드는 최고의 요소는 주인공들의 연기와 음악입니다. 굿판에서 흘러나오는 타악기의 리듬은 점점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고조 시키고 관객들에게 낯 선 민간 신앙의 연출은 음산한 분위기와 함께 몰입감을 줍니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 또한 흥미를 고조시킵니다. 조부의 관을 태운 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에 다시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야기가 일제가 대한 제국의 정기를 끊어 놓으려고 저질렀던 쇠말뚝입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북악산 기슭은 왕궁 및 관청과 가깝고, 또 경치가 좋았던 관계로 왕족과 사대부들이 많이 거주하였습니다. 숙정문 북서쪽 약 400m 지점에 있는 촛대바위에 일제가 이 바위 상단부에 쇠말뚝을 박았었고, 광복 이후 바위의 쇠말뚝을 제거하고 우리 민족의 발전을 기원하는 촛대를 세우며 이름을 ‘촛대바위’라 정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쇠말뚝 은 한국 곳곳에서 실제로 발견되었기에 이 영화가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신빙성을 줍니다. 주인공들도 쇠말뚝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묘를 파헤치지만 이야기는 뻔한 단순한 공식으로 가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일제가 저질렀 던 만행에 대해서 풀어 갑니다. 만약 단순한 묫 바람에서 끝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였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무서웠다로 감상을 끝냈을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저질러 온 일제의 만행을 격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영화 속에 담담하게 잘 섞어 넣은 영화입니다. 잊혀 갈 수 있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즘 상기시켜주는 영화로 이 영화의 흥행을 응원합니다.